[Upcoming Film] <용의자> 치열했던 ‘액션의 장'(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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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는 이번 영화로 큰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그 선물은 바로 ‘박희순'(오른쪽)

Q 영화 <용의자>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공유: 처음에 거절을 했었다. 감독님이 다시 제안을 주셨을 때 죄송하기도 하고 거절을 하더라도 직접 뵙고 거절해야겠다는 생각에 감독님을 만나 뵀는데, 감독님께서 장르는 액션이지만 나는 이 영화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라는 말을 듣고 그 말씀이 나한테 좀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단순히 화려한 볼거리만 남는 액션영화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말씀에 마음이 동해서 찍게 됐다.

촬영하는 내내 감독님이 액션이라는 장르에 얼마나 능하신 감독님이신지 현장에서 실감했다. 액션 영화는 처음인데 원신연 감독님께 한 수 배우게 된 것 같아서 촬영 내내 즐거웠고 저에게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박희순: 나는 대본을 받기 전에 일단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일단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세븐 데이즈>라는 작품이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함께 했던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그 이후에 감독님과 친구관계가 되어 더 큰 믿음이 생겼다.

대본을 보고 정말 아니면 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웃음), 대본을 읽고 나서 역시 탄탄한 시나리오와 액션의 지문만 보더라도 영상이 그려지는 훌륭한 시나리오였기에 당연히 한다고 했다.

유다인: 여태까지 내가 맡아왔던 캐릭터가 다 정적인 것들이어서 이번에는 좀 작품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받은 시나리오였다.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때, 경희라는 캐릭터에게도 애정이 많으신 것 같아서 하게 됐다.

조재윤: 나는 지금까지 거친 역할을 많이 했다. 이번에 조대위라는 역할은 가장 젠틀하고 멋있는 역할이었다. 오디션을 보고 기다렸는데 원신연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 오디션 볼 때 실수도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 나올 때 감독님 팬이라고 말씀을 드린 게 효과가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웃음). 즐겁게 촬영한 영화인만큼 잘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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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유와 조재윤

 

Q. 영화 <용의자>에는 특이한 앵글들이 많다. 특히 장면 구성을 하면서 컷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원신연 감독: 좋게 보면 호흡이 빠르고 빨려들 것 같은 느낌인데, 액션 장면에 대해서 호의적이지 않으신 분들이 보시면 어지럽다는 생각도 하실 것 같다. 결국 영화 콘셉트가 빠른 호흡의 액션 영화다. 액션 영화의 컷을 구성함에 있어 관객들을 배려해야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와 우리가 준비한 빠른 호흡과 특이한 앵글에 이어 붙이면서 만들어진 영화는 콘셉트부터가 다르고 그 느낌도 다르기에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준비를 많이 했다.

현장에서 카메라를 최대 열다섯 대까지 사용했다. 기존에 활동하시는 촬영 감독님들도 오셔서 B카메라 C카메라 D카메라를 맡아서 촬영을 도와주셨다. 영화를 만들면서 ‘진화를 시켜보자’라는 생각이 있었다. 기존에 해왔던 롱샷, 풀샷, 타이트샷 이런 공식을 과감히 파괴시키고, 그 파괴가 쾌감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랐다.

프리 단계에서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하고, 그 카메라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곳까지 들어가서 다양한 앵글을 잡아주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 카메라의 눈이 관객의 눈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다. 정말 관객이 쫓기는 느낌, 싸우는 느낌,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상당히 전투적으로 그 상황에 처해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독특한 형식의 앵글들을 사용하게 됐다.

Q. 영화 <용의자>의 백미가 카체이싱 같은데. 한국 영화에서는 앞으로도 보기 힘들 정도의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뒷얘기가 있다면?

공유: 완성된 영화를 오늘 처음 봤다. 현장에서 촬영할 때 우리 스스로만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앵글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속된말로 정말 멋진 컷인 것 같다고 느껴지는 게 자아도취는 아닌지 두려움이 있었다.

그 장면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 드린다. 카체이싱은 현실 속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대리만족이나 스릴을 느끼면서 재미있게 촬영에 임했다. 감독님이 걱정하시는 것에 비해 오히려 더 웃으면서 신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계단에서 후진으로 내려오는 신은 내가 직접 촬영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사운드와 함께 봤을 때 엉덩이가 저릿저릿할 정도였다. 나한테 카체이싱은 그랬다.

박희순: 사실 카체이싱을 한 달 이상 찍었다. 현실에서 이렇게 할 수 없으니 영화 속에서라도 마음껏 불법을 저지르는 것에 쾌감이 있었다(웃음). 굉장히 위험한 신이기도 했지만 무술팀이 준비를 많이 했고 안전한 상태에서 촬영했다. 그들을 믿고 찍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한 명도 크게 다친 사람이 없어서 그것 또한 감사했다.

유다인: 계단에서 후진으로 내려오는 신은 찍을 때에는 겁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촬영 후 안전장치가 없었다는 말을 듣고 굉장히 무서운 상황이었음을 실감했다.

Q. 여러 가지 위험한 상황이 있었는데 부상은 없었나. 그리고 간첩, 특수 공작원이라는 소재가 올해 들어 유난히 자주 사용됐는데, 앞서 이미 나온 영화들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공유: 상대적으로 위험에 노출된 신이 많았기에 부상도 있었다. 거의 일년 동안 영화를 찍고 나니 운이 좋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희순 선배님은 무릎 인대 부상이 있었고, 나는 손으로 하는 격술 액션이 많다 보니 양쪽 엄지 손가락을 영화를 찍는 동안 두 번씩 다쳤다.

그리고 간첩 소재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다. <용의자>가 제작될 당시에 북한에 대한 영화가 제작되고 있었고, 그런 영화들이 만들어진다는 걸 영화인들이 다 알고 있었다.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해서 다 같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시나리오 역시 그걸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극중 지동철이라는, 한 기구한 사내의 감정이 내 마음을 좀 더 두드렸던 것 같다. 소재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Q. 왜 마지막에 딸과의 상봉 장면을 넣었나.

원신연 감독: 이 영화의 가장 큰 줄기인 지동철이라는 인물이 결국 딸을 만나기까지의 여정이 영화의 핵심이다. 마지막 장면 같은 경우는 지동철의 모든 행동의 근원이자 영화의 시작과 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딸과의 상봉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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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얼굴이 워낙 잘 생겨서 거친 느낌이 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영화 속에서 멋지게 지동철을 표현한 듯 하다. 연기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공유: 거칠어지려고 노력을 한 건 아니다.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알고 보면 내가 거친 남자라서 그런 게 아닐까. 다행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이질감 없이 보셨다는 평으로 이해하고 싶다. 촬영 초반에 우연히 동물원에 간 적이 있었다.

우스갯소리지만 동물원의 백미인 사자나 호랑이는 실내에서 고양이들처럼 늘어져 자고 있는데, 유독 재규어만 끊임 없이 움직이면서 뭔가를 하고 있는 그 느낌이 나한테 굉장히 도움이 됐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그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 거친 느낌을 만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Q. 박희순 씨는 공유와 친분이 있었나. 적이 된 입장에서 호흡을 맞출 때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박희순: 공유는 이 작품을 하기 전에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과 각종 CF에서 봤다.(웃음) 사실 주위에서 공유 씨는 굉장히 부드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는 친구인데 거친 느낌을 낼 수 있을까 우려를 했다. 그런데 첫 자리에서 만났을 때 벌써 공유 씨는 지동철이 되어 나타났다. 이 친구와는 얘기가 잘 통하겠구나, 호흡이 맞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었고 찍는 내내 친하게 지냈다.

공유: 덧붙이자면, 영화 <용의자>를 찍고 받게 된 선물 중 하나가 박희순 선배님과의 인연이다.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겠다(웃음).

Q. 공유 씨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액션에 도전했다. 액션 신에서 연기도 훌륭하지만 몸을 신경 써서 만든 것 같다. 상반신 탈의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몸매를 만들고 관리했나.

공유: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몸은 지동철의 몸이다. 처음에는 3개월 동안 일반식을 먹지 못했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부족한데 힘을 쓰는 액션 영화이기에 힘들었다. 그렇게 처절하게 몸을 만든 이유는 상반신 탈의가 되는 신에서 중요한 건 지동철의 몽타주라고 생각했다.

지동철이 합격률이 3%밖에 안 되는 최정예 특수부대를 거친 인물이기에 그 과정에서의 몽타주를 생각했다. 관객들이 훗날 지동철이 행하는 모든 액션, 카체이싱을 납득하게 하려면 혹독하고 처절한 느낌이 나야 했기에 좀 더 이를 악물고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교수대에서 어깨를 탈골하는 신이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 시퀀스가 기대가 됐다. 감독님께서 그 장면이 큰 스크린으로 나갈 때, 앉아있는 관객들의 숨이 멎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사람 같지 않고 괴물 혹은 짐승같이 보이도록 말이다.

지동철이 스파이로 전 세계에서 활동을 할 때에도 유일한 안식처는 처와 뱃속의 딸이었다. 아이와 처를 잃은 남자가 뭘 못하겠나. 마치 한 마리의 짐승이나 괴물처럼 보였으면 하는 바람에 몸 조차도 처절하게 만들었다. 성공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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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장면의 유사성이겠지만 여러 액션 영화들이 많이 생각났다. 참고한 영화가 있는지, 혹은 그 전의 영화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원신연 감독: 특별히 참고한 영화는 없었다. <본>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이런 영화들은 대중들처럼 나 역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영화라 참고하지 않았다. 대신 그런 욕심이 있었다.

<본 아이덴티티>가 800억 <본 슈프리머시>가 1200억, <본 얼티메이텀>이 1700억이 예산인데, 그것에 비해 저예산을 가지고 만든 액션영화이지만 맷 데이먼으로부터, 폴 그린그래스로부터 ‘얘네들 어떻게 이걸 만들었을까’ 하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 그렇게 몰입을 하고 노력을 하고 준비를 했던 이유가 열정이 있어서였던 것 같다.

어차피 액션이라는 건 한 우물이다. 모든 장르가 유사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대신 그 유사성에 함몰되지 않고 액션의 진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차 액션을 우리보다 한 단계 진화시켰구나, 라는 말을 듣기 위해 노력했다. 물리적으로 과학적으로도 준비를 철저히 했다.

Q. 한강대교에서 뛰어내리는 장면도 그렇고, 탈골도 그렇고.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장면이 아찔했다. 공유 씨가 직접 큰 스크린으로 봤을 때 추천하고 싶은 장면은 무엇인가.

공유: CG나 사운드가 완성된 영화를 오늘 처음 봤다. 어깨가 탈골되는 장면은 하루 종일 찍었다. 물리적으로 지금까지 작품을 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었다. 그때 눈을 보면 정말 피눈물이 난다는 느낌이 있지 않나. 그게 효과가 아니라 실제 내 눈이었다.

위에서 스탭들이 몸을 잡아주고 있었지만 자칫 잘못하면 목을 죄어오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 테이크 찍고 다리 밑을 스탭들이 받쳐주고 쉬다가 다시 찍는 걸 반복했다. 사실 그 장면을 찍고 반실신했다. 태백에서 서울까지 가는 동안 차에서 깨어나질 못했다. 감독님이 처음으로 스탭들을 나무라신 장면이기도 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감독님 스스로 긴장이 있으셨다. 스탭들의 호흡이 안 맞으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CG와 사운드가 완성된 큰 화면으로 보니 개인적으로 공을 많이 들였던 장면인데 잘 표현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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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홍일점’ 최경희 역은 유다인이 맡았다.(오른쪽)

 

Q. 그 동안 액션영화들은 스토리가 약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영화 <용의자>는 그러한 편견을 깬 것 같다.

원신연 감독: 소재 선택에 있어서 깊숙이 파고들어 생각하고 스탭들과 그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실제로 이 시나리오를 읽은 탈북자 분들이 많다. 극중 지동철처럼 특수부대 출신으로 주체격술을 배우신 탈북자 분도 이 시나리오 읽으셨고 실제로 만나 뵙고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내가 극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탈북자 분들의 진솔함이 담긴 다큐멘터리는 다 찾아봤다. <용의자>에 등장하는 중요한 화두이면서 그들의 아픔과 본질이 드러나는 부분이 그분들에게 상처가 될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어떤 시선을 대중들에게 심어줄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큰 틀에서 보면 <용의자>라는 영화는 이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의 지극히 작은 본질에 관한 이야기이다. 본질은 본능이고, 본능은 가족과 같이 꼭 지켜내고 싶은 것과 연관된 것이라 보았다. 탈북자들이 우리와 다르구나, 라는 게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길 바랐다. 나름의 노력으로 표현을 했는데 잘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공유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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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나에게는 <용의자>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게 없을 정도로 굉장히 집중해서 찍었다. 좋은 분들과 함께 고되다는 생각보다는 하루하루 희망찼다. 내일은 또 어떠한 컷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런 생각을 배우가 현장에서 하기 어렵지 않나. 그런 마음으로 영화를 하게끔 도와주신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 홈런을 바라고 찍은 영화는 아니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과 그 테두리 안에서 과연 얼마만큼 진화할 수 있는가를 기대하며 찍었다. 수많은 비교 안에서 무엇이 다른지 조금은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찍었다.

 사진/ 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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