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랑’ 강동원 “자비없는 여름 극장가,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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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우 강동원이 극 중 착용한 강화복의 무게만 30kg 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거기에 성인 남자가 들기에도 버거운 총까지 포함하면 그 무게는 40kg에 달한다. 강화복을 입고 액션 연기를 펼치는 건 힘들다고만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강화복 자체가 너무 무거워서 애초에 뛰거나 몸싸움하는 장면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촬영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셨다. 강화복 입고 걸을  줄만 알았는데 뛰고 육탄전을 벌였다”

‘인랑’ 속 강화복은 배우의 얼굴까지 착용하는 탓에 강동원의 표정 연기를 볼 수 없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반면 얼굴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상당 부분 위험한 액션을 스턴트맨이 대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프로다운 면모를 보였다.

“강화복 가면까지 쓰면 정말 눈앞이 안 보인다. 강화복 눈에서 붉은빛이 나오는 건 실제다. 빛을 CG로 보정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알고 있다. 강화복 입은 장면을 감독님께서 직접 연기 해달라고 하셨는데, 얼굴도 안 보이는데 굳이 다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하는 것과 스턴트맨이 하는 건 아무래도 움직임부터 달랐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이 있었으면 믿고 맡겼을 수도 있겠지만 서툴 때가 많았다”

강화복의 무게보다 그를 괴롭힌 건 화약이었다. 화약이 터지는 가운데 공안부의 눈을 피해 도망쳐야 했던 서울타워에서 벌인 액션신을 가장 힘든 장면으로 꼽았다. 영화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높여주는 장면으로 배우의 숨은 노력으로 명장면이 탄생한 셈이다.

“서울타워 안에서 벌인 액션신이 진짜 힘들었다. 저는 몰랐는데 주변에 화약이 터지니까 뇌가 정지했는지 행동이 멈춰버리더라. 촬영 감독님이 저한테 트라우마 생긴 것 같다고 하시면서 촬영본을 보여주셨다. 정말 화약 소리에 내 행동이 멈추더라. ‘마스터’(감독 조의석) 때 화약 터뜨리는 액션신에서 유리 조각 때문에 사고가 난 이후부턴 화약을 몹시 싫어한다”

영화의 말미에서 특기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실질적 리더 장진태(정우성)와 펼친 액션은 마치 짐승 두 마리가 붙어서 맹렬하게 싸우는 힘이 느껴진다.

“원래 총으로 하는 액션이었는데, 감독님이 찍어보시더니 육탄전으로 가자고 하셨다. 촬영하다가 많이 바꾸셨다”

지난 7월 25일 대중에 공개된 ‘인랑’은 SF에 집중하기보다는 임중경(강동원)과 이윤희(한효주)의 멜로라인에 집중됐다는 관객들의 평가를 받았다. 그는 멜로라인에 대해 임중경의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계기임을 밝혔다.

“임중경이 이윤희를 만나면서 속에 있던 자신의 감정들이 모두 터져버린다. 특기대에서 큰 뜻을 품고 있던 와중에 자기와 비슷한 운명의 처지인 이윤희를 만나다 보니 다시 한번 조직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거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반하는 건 서로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이용하려는 목적이 있으니까 진도를 빨리 나가게 되고, 그러다 서로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

이윤희의 대사 중에 ‘누굴 원망해야 할지 모른다는 게 제일 억울해’는 임중경이 처한 상황에도 대입된다. 임중경 자신도 어쩌다 늑대의 탈을 쓰게 됐는지 누굴 원망할 수 없는 처지와 동일시된다.

“비슷한 아픔이 있는 서로에게 끌렸던 거다. 이윤희는 섹트에 있다가 공안부 한상우(김무열)에게 이용당한다. 임중경도 자기는 특기대에 들어갔는데 자기가 옮은 일을 하는지에 대해 구분이 안 됐을 거다. 이윤희가 함께 떠나자고 애원했을 때 특기대에서 전화가 안 왔으면 둘이 떠난다는 설정도 있었지만 바뀌었다”

‘인랑’은 7월 25일 개봉을 시작으로 치열한 여름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같은 날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이 개봉했으며, 8월 1일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에 이어 ‘공작'(감독 윤종빈), ‘목격자'(감독 조규장)와 더불어 극장가를 찾을 관객들의 기대를 받으며 선택을 기다린다.

“여름에 개봉하는 건 너무 힘들다. 작품들끼리 경쟁을 펼치는데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개봉 시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너무 치열해서 칼 같이 쫓겨나기도 한다. 자비가 없다”

강동원은 배우 인생에서 큰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에 할리우드 작품 ‘쓰나미 LA’ 촬영을 앞두고 있는 것. 확정된 차기작이 없어 앞으로 한국영화에서 그의 작품을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촬영이 끝났어야 했는데 밀렸다. 항상 계산대로 될 것 같지만 계산대로 안 된다. 남의 나라에서 일한다는 게 쉽지가 않더라. 곧 유럽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미국 영화를 찍는다는 게 과연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나, 혹시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도 든다. 복합적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여러 가지로”

2004년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어느새 데뷔 15년을 맞이한 강동원은 언제나 대중들에게 좋은 배우로 기억되길 원했다.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 계속하는 것도 싫고, 뭐든 계속 시도를 해봐야 한다. 그런데 쉽지만은 않다. (웃음)”

 

겟잇케이 한지희 기자 / 사진 유니온투자파트너스(주),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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