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성민 “‘목격자’는 현실 공감 스릴러..심리적 압박에 극한 경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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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낮에 ‘공작’보고, 밤에 ‘목격자’를 보고 집에 들어갈 때 싸한 느낌이 들겠죠. 우리 집에 불이 켜져 있나 확인도 하고요”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 / 제작 AD406)의 주연 배우 이성민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목격자’는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목격자 ‘상훈'(이성민)과 범인 ‘태호'(곽시양)가 서로를 목격하며 시작되는 심장 쫄깃해지는 추격 스릴러다.

이성민은 ‘목격자’로 첫 스릴러에 도전했다. 평소 스릴러를 즐겨보지 않았던 그가 구두를 신고 아파트를 오가며 새로운 장르에 뛰어들었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짜임새가 있었고 느낌이 좋았다. 빨리 읽었고 시나리오가 굉장히 탄탄했다. 출연을 결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규장 감독을 만났고 ‘목격자’를 촬영하면서도 스릴러라는 생각을 크게 안 하고 촬영했다”

‘목격자’는 ‘생활체험 스릴러’를 표방한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 ‘상훈'(이성민)의 심리적 압박이 영화 내내 드러나기 때문이다.

“상황에서 주어지는 리액션 연기가 대부분인데, 연기 할 때 나도 모르게 예상하지 못했던 심리, 감정 변화로 용쓰게 만들더라. 그게 정말 극한 경험이었다. ‘상훈’은 살인 현장을 목격하기도 하고, 실제 촬영 현장에서 보는 것도 충격이 컸다. 더욱이 범인과 가족이 함께 있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꼼짝을 못 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심장이 놀라는 체험이었다”

극 중에서 목격자 ‘상훈’은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도 끝끝내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주인공의 행동은 영화 속 갈등으로 증폭시켜 이야기를 끌고 간다.

“관객에게 ‘상훈’ 캐릭터를 설득시켜야 한다는 게 우선이었다. 만약 드라마 ‘미생’ 오상식이었다면 무조건 신고했을 거다. 영화 ‘보안관’ 속 주인공이었다면 아마도 직접 범인을 잡는 행동에 나섰을 거다. (웃음) 또, 20대 건강한 청년이었다면 신고를 했을 거다. ‘상훈’은 직업이 보험설계사고 신고를 했을 때 일이 얼마나 복잡해질지를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지켜야 할 것이 많은 40대 가장이라 선뜻 신고하기 어려웠을 거다”

“감독님에게 ‘태호’를 더 잔인하게 보이도록 해달라고 부탁드릴 정도였다. 그래야 설득력이 더 생길 것 같았다. 범인이 무섭지 않으면 안 됐던 거다. 더욱이 범인이 가족 주변에 있는 걸 본다는 건 극한의 공포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연령대가 있는 분들은 ‘상훈’의 입장을 이해하실거다”

‘목격자’의 ‘상훈'(인성민)은 처음부터 얼굴을 내밀고 등장하는 범인 ‘태호'(곽시양)로부터 심리적인 압박에 시달리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 연기 선배 이성민은 상대역인 후배 곽시양의 심리적인 압박감을 살펴줬다. 더불어 그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태호’ 역할을 누구로 할건지 정해지지 않았는데, 몸집이 컸으면 했다. 마주쳤을 때 압도적인 위압감이 있는 사람을 원했다. 그래서 곽시양을 불러서 살을 찌웠다. 그가 가진 독특한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처럼 곱상한 눈이 아니라 매섭고 날카로운 눈을 가졌는데, 그게 곽시양 배우가 캐스팅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촬영 현장에서 이성민과 곽시양은 ‘어미새와 아기새’로 통했다. 그는 일화 하나를 들려줬다.

“곽시양이 체중을 불린다고 많이 먹었다. 빨리 배고파해서 쉬는 시간에 조명팀 짜파게티를 하나 가져와 직접 끓여줬는데 잘 먹었다. 그래서 아예 박스로 사 왔다. 그 옆에서 나는 한 젓가락 먹었다. 추울 때 몸 녹이면 그것만 끓이고 있었다”

‘목격자’의 주요 장면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서 촬영됐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인사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사람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표현하는 주제의식과도 맥락이 통하는 장소다. 주민들의 촬영 협조가 작품을 완성하는 데 한몫했다.

“촬영하면서 고성이 오간 적이 없을 만큼 아파트 주민분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거기에는 제작부의 숨은 노고가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맨투맨으로 주민분들께 협조를 구했다고 들었다”

‘목격자’의 클라이맥스 장면인 상훈과 태호의 몸싸움 장면은 개싸움을 연상시킬 만큼 목숨 건 장면으로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만나 벌이는 액션은 관객들은 주인공을 응원하게 장면이기도 하다.

“계절이 겨울 초입이었다. 3일간 촬영했는데 엄청 추웠다. 땅이 얼었을 정도였으니까. 서로 말로는 잘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막상 액션에 들어가면 몸이 덜덜 떨렸다. 액션신은 사고 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진짜 하나도 안 다쳤다. 배우들은 촬영하고 움막 같은 곳에서 몸이라도 녹일 수 있었지만, 촬영 감독이나 스태프들은 무거운 장비를 들고 찍으니까 미끄러지고 신발 다 젖고 추운 날 정말 고생이 많이 했다”

올해 이성민은 ‘바람 바람 바람’, ‘공작’, ‘목격자’, ‘마약왕’까지 4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더욱이 ‘공작’은 8월 8일, ‘목격자’는 15일 개봉으로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놓고 대중에게 선보이게 됐다.

“관객분들은 결과물을 보시니까 모르시겠지만, ‘공작’ 같은 경우는 만드는 과정이 원만하지 않았다.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감독님뿐만 아니라 여러 스태프분들이 노력하셨다. 오롯이 내가 잘한 부분보다는 도와준 사람들의 덕이 크다. 그 작품 이후로 많이 힘들었는데 많은 생각하고 반성했다. 내 실수를 알기에 다음에는 그러지 않도록 다짐하고 있다 ”

충무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통하는 그는 올여름 아이돌 스케줄을 방불케 하는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금의 경우는 많이 힘들다. 두 작품이 개봉하다 보니 홍보 일정에 크게 방해되지 않으면 다 소화하고는 있다. 저녁에는 동물들이 나오는 영화 ‘미스터 주’ 촬영을 위해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고, 모레부터 ‘공작’ 무대인사를 다닌다. 스코어가 좋으면 뭘 해도 지치지 않는데, 개봉 직전에는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공작’ 그룹 채팅방을 보니 다들 그런 상태고 마음이더라. 이제 ‘목격자’는 포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인데, 이 모든 피로는 ‘목격자’ 첫날 스코어로 풀리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숱한 작품에 출연했고 연기 경력 20년 차인 그도 새로운 작품이 개봉할 때는 신인과 똑같은 마음으로 관객과 작품이 만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목격자’도 이성민에게는 소중한 손가락 중에 하나다.

“‘목격자’는 기존 스릴러와 다른 측면이 있는 건 맞다. 특별한 공간으로 가서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익숙한 아파트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 영화니까 조금 더 쉽고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영화를 봐주시면 좋겠다”

 

겟잇케이 한지희 기자 / 사진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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