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설경구 ‘불한당’이라는 모험에 뛰어든 사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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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모험이었어요”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 설경구가 신작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이하 불한당)으로 ‘스타일리쉬’를 입었다.

영원한 대표작으로 기록될 ‘박하사탕'(2000년)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설경구는 이어 ‘오아시스'(2002년), ‘공공의 적'(2002년), ‘실미도'(2003년), ‘역도산'(2004년) 등의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그런 그가 5월 17일 개봉하는 ‘불한당’으로 한층 진화된 연기와 새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섰다.

‘불한당’은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액션드라마로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더욱이 해외 85개국 선판매와 6월 프랑스 현지 개봉을 앞두고 있어 작품에 거는 기대감을 상황이 증명하고 있다. 몸에 꼭 맞는 구김 하나 없는 슈트를 입고 ‘믿음’과 ‘배신’이 난무하는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결’이 다른 연기를 선보인 설경구를 만났다.

Q ‘불한당’은 범죄 액션물이다. 액션을 하면서 멜로적인 감정선을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중점은 감정이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변성현 감독님을 만나서 했던 말이 굳이 이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화하려고 하는 거였다. 이 기시감을 어떻게 할 건지가 관건이었다. 감독님은 스타일리쉬하게 찍을 거라고 했다. ‘불한당’은 감정이 중요한 영화지 액션이나 언더커버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니, 분명히 차별화시킬 거라고 설득했다. 그래도 못 믿어서 같이 술을 한잔했다. (웃음) 말을 만들어서 할 사람은 아니라는 믿음이 생겼다. 모험이었다. 감독님이 언론시사회 때 느와르 보다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멜로 영화를 참고했다고 말했는데, 영화 끝난 시점에 들어서 다행이었다. 촬영 전에 들었으면 헷갈렸을 거다.

Q 스타일리쉬 범죄 액션 영화라 액션 연기가 만만치는 않았을 것 같다.

액션은 임시완이 많이 했다. 나는 액션이 많지는 않은데 스태프들에게 테크노 크레인으로 촬영하는 장면은 정말 살벌하게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큰 장비가 들어오다 보니까 조금만 타이밍이 어긋나도 NG다. 나중에 보니까 스태프 다섯 명이 그걸 조정하더라. 6번째 테이크에서 딱 OK 사인이 났는데, 그 신(임시완이 수산업체를 습격하는 장면)은 정말 잘 나온 것 같다. 핸드폰으로도 찍고 별짓 다 했다.

Q 재호(설경구)와 현수(임시완)가 서로를 믿고 안 믿는지를 표현한 연기 톤이 중요했겠다.

내 옆모습을 주로 쓴 이유 같기도 하다. 옆모습을 보고 감독님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재호의 표정에서 감정이 다 드러내지 않았으면 하는 게 감독님의 의도처럼 느껴졌다. 영화 속 재호는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없다. 설정이 그랬다. 그게 영화를 끌고 가는 힘이었다.

Q 교도소 신에서 재호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천박하게 내질러 봤다. 그러자 감독님이 보고는 계속 웃어달라고 요구하더라. (웃음) 너무 세지 않나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게 제일 자연스러웠다. 불편하면서 불안해 보였다. 후시녹음 하면서 웃음소리를 더 보충하기도 했다.

Q 재호는 교도소에서 활개 치는 현수보고 ‘혁신적인 또라이다’고 한다. 그 대사가 재호에게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법했다. 동물적으로 직감으로 상대를 알아본 거 아닐까.

저런 똘아이를 두고 혁신, 혁신하니까. 그 이면에는 현수가 왜 나한테 접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을 거다. 확 좋아진 건 아닌데 관심이 가자 병갑(김희원)에게도 뒷조사를 시켰지만, 그때 이미 직감적으로 경찰인 것을 느꼈을 거다.

Q ‘불한당’을 보면 단순한 조폭물을 넘어서 사회적 메시지로 담긴 영화처럼 읽히기도 한다. 

서로 믿고 의심하고 배신하는 모습이 정치 쪽 상황과 닮았다. 정당의 이야기라고 해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거기에 빗대도 맞는 이야기다. 초반에 ‘동물의 왕국’ 장면이 나오는데, 교도소 안은 ‘동물의 왕국’ 같았다. 생각해보니 단세포 생명체들의 세상 같다.

Q 체중 감량을 많이 한 것 같다. 얼굴이 핼쑥하다.

슈트 입으려고 체중 감량했는데, 샌드백 열심히 쳤다. 이전 작품에서 손가락은 진짜 퉁퉁해 보였다. 이런 손가락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설경구는 직접 자신의 핸드폰으로 손가락 라인이 살아있는 스틸컷을 찾아 보여주며 흡족해했다)

Q 슈트핏이 드러나고 포마드를 바른 헤어스타일처럼 외형적인 모습이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것 같다. 본인 스타일링에 만족하나?

테스트 촬영 때는 식은땀이 났었다. 머리 올백하고 슈트 입고 있는데 낯설었다. 그것도 몇 회 촬영하니까 익숙해지더라. (웃음) 변신 한 건 없는데 그 덕분에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Q 온 힘을 쏟아붓는 연기를 하다 보면 체력이나 감정적으로 힘들지 않나.

‘불한당’은 연기를 재미있게 하려고 했다. (캐릭터를) 갖고 놀았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영역에서 못 논게 조금 아쉽다.

[인터뷰②에 계속]

겟잇케이 한지희 기자 /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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