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독전’ 류준열 “조진웅과 연기로 소통하며 짜릿함 느껴”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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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은 도화지 같은 배우다.

영화 ‘소셜포비아'(2014년) 양게 역, ‘글로리데이'(2015년) 지공 역, ‘더 킹'(2016년) 최두일 역, ‘택시운전사'(2017년) 구재식 역처럼 자신의 얼굴에서 캐릭터를 오롯이 표현하며 정작 자신의 이름은 지우는 똑똑한 배우다.

지난 5월 22일 개봉한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에서 류준열은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락’을 맡아 절제된 표정과 감정 연기로 속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했다.

쉼 없이 일해온 그에게 ‘독전’은 올해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 이후 두 번째 작품. 인터뷰에서 만난 류준열에게 ‘독전’을 어떻게 봤는지 물었다.

“내 영화를 볼 때 내가 나오는 게 부끄럽고 창피해서 똑바로 못 쳐다본다. 이해영 감독님이 어떻게 봤냐고 묻길래 ‘그럭저럭 봤다’고 했더니 서운해하셨다. ‘독전’은 범죄 오락액션 스릴러고, 감독의 연출 안에서 관객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몰입한다는 게 좋았다”

류준열이 작품 선택하는 이유는 시나리오였다.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극장에서 보고 싶으면 작품을 선택한다는 것. 더욱이 ‘독전’은 개봉 전부터 탄탄한 시나리오로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있던 작품이었다.

그는 “(감독님의) 글솜씨가 너무 좋았고, 대사들이 좋았다. ‘독전’을 보면 영화를 관통하는 대사가 있다. 그래서 영화를 찍으면서 애드립을 하거나 대사를 바꾼 적이 없었다”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독전’을 통해 범죄 액션 느와르 장르까지 섭렵하며 연기 폭을 넓혔다. 여기에 조진웅, 차승원, 김주혁까지 대선배들과의 작업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진웅 선배님과 연기 하면서 이야기 많이 나눴다. 그간 스스로 벽을 쌓고 선배님들을 어려워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벽을 허물었다. ‘독전’을 통해서 비로소 선배님들과 가까워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면서도 배우로서 연기로 소통하며 짜릿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동료 배우들끼리 연기로 의견을 막 나누기가 껄끄러운 순간이 있다. 조진웅 선배님은 연기적인 질문이나 제안을 드리면, 쿨하고 당연하게 수긍하시고 더 의견을 내주시는 순간이 있었다. 어떤 물음에도 이해해주시고 답을 주셔서 정말 짜릿했다. 나도 이런 선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독전’에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풍경은 쾌청한 하늘과 붉은 태양이 타오르는 염전과 한없이 맑고 고독한 느낌의 노르웨이 설원이다.

“염전은 아름다운 곳이지만 고된 곳이기도 하다. 촬영이 진행된 한낮에는 염전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일을 안 하신다더라. 바닷물이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촬영이 끝나는 새벽이나 되어야 오셔서 일하셨다. 공직자분들도 근무를 안 하는 정말 뜨거운 곳이었다. 밤에만 촬영하러 오시는 분들은 전혀 상황을 모르신다. 다시 생각해 보면 날씨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가 영화를 도와줬다”

‘독전’에서 류준열은 유독 하얀 피부로 청순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더욱이 의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돈된 슈트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전작인 ‘리틀 포레스트’에서 보여준 의상을 떠올려본다면 외향의 변화가 확실하게 두드러진 모습이다.

“얼굴이 흰 편은 아닌데, 축구를 좋아하는 탓에 이 작품을 찍으면서 축구도 못 했다. 당시 ‘독전’과 ‘리틀 포레스트’를 같이 찍을 때였다. 얼굴이 타서 오니까 감독님이 전화로 ‘얼굴 얼마나 탔는지 사진 찍어 보내라’고 하셨다. 락은 속을 알수 없는 캐릭터라 뱀파이어 같아 보이기도 한다. 머리 염색이나 슈트, 넥타이 종류, 설원에서 입은 의상까지 감독님께서 여러 가지를 고민하시고 신경 많이 써주셨다”

‘독전’에서의 류준열의 표정과 눈빛은 영화 후반에 본심을 드러내는 ‘글로리데이’ 지공 역할을 떠올리게도 한다. 물론 ‘독전’에서는 사뭇 다른 눈빛이다. 원호(조진웅)에게 속내를 들키지 않으면서 보호 본능을 자극한 눈빛은 계산된 연기였을까.

그는 “(눈빛을) 애쓰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보인 것 같다. 사실 시나리오에서 있다가 빠진 부분이 락이 마약을 만들어서 이학승 회장에게 줬더니 좋아한다. 회장에게 인정받으려 더욱 집착하는 락의 애정 결핍이 드러나는 부분을 표현한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하진 않았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어 “락은 짠한 인물이기는 하다. ‘난 누구인가’로 질문을 던지면서 영화를 시작하고 끝낸다. 락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의문이 평생 숙제처럼 남는 인물이었을 거다. 원호는 이선생을 수년간 미친 듯이 쫓고 있는 형사라 그를 만나면 자신의 자아를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을 것 같다. 나는 락과 원호가 서로 마음과 애정을 나누었다고 생각한다. (노르웨이에서) 다시 만났을 땐 첫사랑을 만나는 느낌 같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찍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터뷰②에 계속]

겟잇케이 한지희 기자 / 사진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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